[시평]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기대할 것 하나 없는 현 정부의 사회적경제 정책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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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09-04 조회수 149
논평, 칼럼

[시평]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기대할 것 하나 없는 현정부의 사회적경제 정책 예산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부설연구소장 김기태

 

 현 정부 2025년 사회적경제 예산안이 조금씩 공개되고 있다. 현 정부 국정 지지율이 23%로 가라앉은 상황에서 지지율 반등을 위해 서민을 위한 정책을 챙기리라 생각했던 “혹시나...?”의 기대는 “역시나!” 배신당했다.

 기재부의 협동조합 예산은 작년에 일부 끌어올린 그 수준에 머물러 있고,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 예산안은 더 줄어들었다. R&D 예산을 복구한다고 발표하여 다른 예산들도 손을 보나 싶었던 기대는 여지없이 땅바닥에 버려지다 못해, 절벽에서 밀려 떨어져 버렸다.

 사람 사이의 관계를 가장 쉽게 무너뜨리는 방법은 “못들은 체 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잘못해서 변명을 하거나, 내가 잘못해서 화를 낸다면 그건 그래도 서로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다는 이야기다. 아예 눈앞에서 사라져 버리면 ‘뭔가 사연이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다음에 만날 날을 기약하면 된다.

 그런데 자기가 잘했다고 말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화를 내고 고쳐달라 말을 해도 그냥 못들은 체 하고 자기 할 일만 하고 있으면 서로의 커뮤니케이션은 단절되고, 더 나가면 없는 사람처럼 취급당하는 느낌을 받다가, 결국 포기하게 된다. 가장 나쁜 관계 단절의 방식이다.

 정말 나쁜 경우는 이렇게 포기하도록 의도하여 못 들은 체 하면서, 살살 다른 방식으로 달래며 자신에게 기대게 하는 것이다. 내 말은 들으려고 하지 않으면서 자기 말만 계속하면서, “그래도 내가 너에게 이 것은 줄게”라며 조금씩 자기를 따르게 만들려고 한다. 이런 게 바로 요즘 유행하는 가스라이팅이다.

 일방적이면서 의미 없는, 스스로도 혼란스럽지만 자신들의 이익만은 철저하게 챙기는 최악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현 정부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칭송하고 전략적으로 악용한 사례를 알고 있다. 히틀러와 함께 한 괴벨스의 파시즘적 선동 전략이 그것이다. 지속적으로 오정보를 정부가 발신하면 국민들은 끌려 온다는 최악의 전략이 사회적경제 정책이나 예산에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파시즘의 선동전략은 국가가 국민에게 가하는 가스라이팅이다.

 국민이 버는 소득에 적절하게 세금을 걷고, 이렇게 만든 재원을 다시 국민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잘 배분하는 것이 행정부의 역할이다. 그런데 부자들의 세금은 깎아 주면서, 취약계층의 발전을 위한 사다리는 걷어 차버렸다.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하여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선한 의지는 꺾어 버렸다. 고용노동부의 25년 예산에서 사회적기업가 육성예산은 58억원에서 0원으로 전액 삭감되었다. 사회적기업의 인식개선은 24년 6억4천만원에서 2억8천만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인식개선도 우리나라 국민에게 홍보하는 예산은 모두 없애버렸고, 국제포럼 등 국제협력 예산과 고용노동부의 기념식 예산만 남겼다. 자기들 행사, 잔치 예산만 남겨서 인식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예산을 줄이면서 사업의 목적에는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한 사회적가치 실현과 자생력 제고를 지원하기 위해 판로지원, 성장지원, 인식개선 등 수행”하겠다고 버젓이 적어놓았다. 새로운 사회적기업가들 육성을 완전히 포기하고, 대국민 인식개선 예산을 없애버린 명백한 증거를 현장의 사회적기업가들에게 들이밀면서 “그냥” 우기기만 할 뿐이다.

 더 구체적으로 예산을 분석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 우리가 아무리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해서 설명해도, 이미 대통령실을 비롯한 현 정부는 귀를 닫고, 자기들의 이야기만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를 통해 예산 증액을 주장하고, 투쟁하는 것은 사회적경제 정책 예산이 획기적으로 증액 될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 아니다. 이미 우리의 현 정부에 대한 기대는 25년 예산안을 보면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대신에 우리는 이런 다짐과 각오를 마음에 세울 것이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는 선의의 기업활동인 사회적경제를 지킬 것이다!”, “우리는 예산으로 나타나는 현 정부의 사회적경제에 대한 몰이해와 사회적경제를 없애 버리려는 악행에 대해 역사적으로 기록을 남길 것이다!”, “우리는 국민에게 시민의 참여와 협력을 막으려는 당신들의 무자비함을 알릴 것이다!”

 그리고 재정을 막으면 사회적경제의 의지와 힘을 꺾을 수 있으리라는 헛된 믿음을 가지고 있는 그들을 향해 실천 행동과 성과로 외칠 것이다. 우리 민간 사회적경제기업들, 형제자매들이 가지는 자원을 잘 연결하고, 연대와 협력의 힘을 통해 재정을 막아도 여전히 지속가능한 새로운 주체와 혁신을 만들어 가겠다는 것을!

 그리고 이런 성과들을 모아 저축해 두었다가, 국가가 반드시 해야 할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선한 의지의 사회적기업에 합당한 지원을 해 줄 때가 되면 열 배, 백 배 더 큰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 낼 것이다.

우리는 반드시! 꼭!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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