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각자도생의 사회에서 함께 공생의 사회로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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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09-11 조회수 158
논평, 칼럼

[시평]

각자도생의 사회에서 함께 공생의 사회로 나아가자!

 

정책기획위원장 강민수

 

외로움이 하루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보다 더 해롭다.

사진출처 : JTBC

 오늘날 인류는 기술을 통해 전례 없이 연결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깊은 고독과 사회적 고립감을 경험하고 있다. 이런 상태는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매우 해롭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외로움이 매일 담배를 15개비씩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로우며, 외로움으로 인한 건강상의 위험이 비만이나 신체 활동 부족과 관련된 위험보다 훨씬 더 크다”고 경고했다. 영국은 외로움을 영국 사회의 가장 큰 공중보건 문제로 규정하고, 2018년 세계 최초로 외로움 관련 부처를 만들어 장관을 임명했다. 영국은 외로움에 관한 문제해결을 위해 2018년 ‘연결된 사회(A connected sociey)’ 구상을 발표하였고, 5개년(2019∼2023) 계획 수립하여 2020년부터 연간 보고서를 발표하고 향후 계획을 보고하고 있다.

 

무엇이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촉진하는가?

 외로움과 고립은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2022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 중 29.2%가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은 정신적·육체적 질병을 유발하는 그림자로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라이프스타일에 기인한다. 도시화, 디지털화의 진전은 개인들 간의 마주칠 일을 줄이고, 개인들 사이의 사회적 연결이 부족 상태에서 개인은 더욱 미세한 존재로 분해되어 점점 이름조차 모르는 고립된 섬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공동체가 해체되고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이 보편화되고 있는 것은 오래된 것이 아니다. 이는 지난 40여년 간 급속하게 확산된 신자유주의 자본주의의 영향이다. 영국의 대처와 미국의 레이건에 의해 시작된 신자유주의 자본주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거래로 변질시키고 시민을 소비자로 만들었으며 소득과 부의 격차를 심화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공동체를 주변부로 밀어내 버렸다. 이런 맥락에서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외로움에 관한 부처를 만든 것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떻게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줄여나갈 수 있을까?

 지금까지 한국 사회는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1인 가구의 증가나 노인 가구의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 최근에는 청년 고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외로움이나 사회적 고립이 증가하는 문제를 사회구조변동과 연관하여 해결하려는 인식은 많지 않다. 물론, 영국처럼 외로움 관련 캠페인, 사회적 처방 등의 사업을 실행하고 연간보고서를 통해 전략 실행을 모니터링 함으로써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에 대처할 수 있다. 그러나 외로움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신사회적 위험이고 그 원인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추구하는 경제제도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각자도생의 사회에서 함께공생의 사회로

 대안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실제 시스템의 전환에는 망설이게 된다. 그러나 이토록 숨 막히는 각자도생의 사회에서 계속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있다면 그 생각들은 연결되고 다시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갈 것이다.

사진출처: 네이버블로그 "동사경" https://blog.naver.com/ddmse_/223431916687

 사실 UN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미 지금의 경제체제를 넘어 지구의 생태적 한계 내에서 발전을 추구하는 경제에 대한 논의가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어 왔다. 혹자는 이런 논의와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장과 직접 관련 없는 거대 담론처럼 보이고, 당장의 문제 개선에 도움을 주는 실효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누군가의 말처럼 이런 논의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자, 서로 다른 관심을 꿰는 실이며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마치 나침반, 북극성 같은 역할을 한다. 이제 누군가 내 뒤에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돌봄과 온정이 있는 함께공생의 사회를 만드는데 사회적경제가 적극 나서면 좋겠다.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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