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혁신을 민간과 함께 공부하는 22대 국회의 지도자들에게 희망을 걸어 보자.

사무국
발행일 2024-07-10 조회수 294
논평, 칼럼

[시평]

사회혁신을 민간과 함께 공부하는

22대 국회의 지도자들에게 희망을 걸어 보자.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부설연구소 소장 김기태

22대 국회가 시작되었다. 처음부터 정치적 이슈로 뜨겁게 달아오르는 느낌이다. 일부 정치평론가나 언론은 지금의 상황을 경마 중계식으로 전달하면서 기름을 붓거나, 국민의 정치혐오를 은근히 유도하고 있다. 그러면서 진정으로 22대 국회가 해결해 나가야 할 시대적 과제를 제시하는 데에는 입을 다물고 있다. 그들은 구체적인 정보들을 다루는 척하면서 자신의 예측을 말하지만 실제로 맞추는 경우도 많지 않다. 짧은 호흡의 숨 가쁜 상투적 정치평론에서 눈을 돌려 진짜 22대 국회가 해야 할 과제를 생각해 보자.

“국민을 대표하는 민의의 전당”이라는 표현은 너무 일반화되어 버린 감이 있긴 하지만, 국회의 본질을 정확하게 드러내는 말이다. 국회가 채상병 특검법을 둘러싸고 뜨거운 것도 국민의 민의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고, 사과 문자에 대해 여당이 끓어 오르는 것도 당원들의 판단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통 머리가 뜨거운 국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루하루 어려운 삶의 현장에서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국민도 있고, 냉철한 이성으로 새로운 기술과 상품을 만들고, 국제적 상황을 분석하며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을 위한 전략을 고민하는 국민도 있다. 국회가 민의의 전당이라면 정치적 이슈도 잘 다뤄야 하겠지만, 대다수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더 나아가 지속적으로 선진국의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는 국가혁신시스템을 유지․개발하는 데에도 국민을 대표하는 역할을 해야 하겠다.

한 나라의 국민은 그 국민들의 수준에 맞는 민주주의를 누릴 뿐이라는 이야기는 어디나 통한다.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수준만큼 발전한다. 어떤 마을이나 지역이 발전하느냐 쇠락하느냐도 그 구성원들이 얼마나 사회적자본을 만들어 내느냐에 달려있다.

그렇다고 지도자가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구성원들이 어느 수준인지 알려면 그들이 어떤 지도자를 선출하는 지를 보면 된다. 지도자는 구성원들의 의견만을 단순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방향을 향해 이끌어 가는 비전제시자가 되어야 한다. 좋은 사회적경제기업가들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더 나은 방법을 찾고 실현시킬 수 있어야 한다. 비전을 찾아내고, 그것을 실현하는 지도자가 유능한 지도자이고, 진정한 지도자이다. 그리고 그런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쉬지 않고 공부하고, 지속적으로 구성원들과 소통해야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국회의원들은 국민을 대표하는 지도자들이다. 어떤 지도자들보다 막중한 임무를 짊어져야 한다. 나라 전체의 살림을 돌보고, 국민이 함께 발전하도록 제도를 정비하며, 행정부를 견제하여 공무원이 국민 모두를 위해 복무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현장을 바라보고, 새로운 혁신을 찾아 공부하고, 모범사례를 주요 관계자들에게 전파하고, 혁신사례가 일반화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정비하는 일들을 계속해야 한다. 좋은 공부란 깊이 있는 연구이며, 현장과의 짙은 소통이며, 미래를 위한 비전을 다듬어 내는 것이다.

최근 의미 있는 국회의원 연구모임이 만들어졌다. “사회혁신포럼”이 그것이다. 사회적경제를 위시하여 주민자치, 마을공동체 등 사회적 혁신을 위한 민간의 다양한 시도를 공부하고, 국회의원에게 주어진 입법권한을 통해 제도화하는 노력을 함께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국회의원들끼리만 연구하지 않고 민과 관이 함께 국가발전을 위한 민간의 활동의 중요성과 필요불가결한 논리를 만들고, 사례를 깊게 연구하여 제도화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여러 당에서 30여명의 국회의원들이 모였다. 전체 의석수의 10%를 넘어가는 수치이다.

민의를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제 역할을 하도록 하려면, 우리가 민의를 강하게 드러내야 한다. 민관이 연대하는 사회혁신포럼이 성과를 만들려면 ‘민’이 더 구체적인 제안을 해 주어야 한다. 사회적경제는 그동안 많은 성과를 만들어 냈다. 그 성과들을 잘 정리해서 전달함으로써 제도적인 안정화가 이뤄지는 방안을 함게 찾아가자. 착하게 경제활동을 하려는 사회적경제인들을 분통터지게 하는 불필요한 규정이나 영리기업에 맞춰진 규제나 지원책 때문에 사회적경제가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입는 지점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해결책을 같이 모색하자. 사회적가치가 더해진 제품들의 마케팅을 위해 국회의원이라는 인플루언서들을 지혜롭게 활용하자.

민관 사회혁신포럼은 사회혁신을 지향하는 국민의 수준과 열의, 참여만큼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이다. 사회적경제인은 사회적경제인의 참여와 역량만큼 22대 국회에서 희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22대 국회에서 찾을 수 있는 희망은 사회적경제인들이 얼마나 사회혁신을 이끌어내는가에 비례하여 커진다고 함께 믿으며, 이 어려운 시기에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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